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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표한근 2025. 6. 19. 17:39

살다보니 긴 터널도 지나야 하고 안개 낀 산길도 홀로 걸어야 하고 바다의 성난 파도도 만나지더라,
살다보니 알겠더라,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스치고 지나야 하는 것들은 그냥 스치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도.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남아야 할 사람은 남겨지더라. 두 손 가득 쥐고 있어도 어느 샌가 빈손이 되어있고 빈손으로 있으려 해도 그 무엇인지를 꼭 쥐고 있음을.
 
소낙비가 내려 잠시 처마 밑에 피하다 보면 멈출 줄 알았는데. 그 소나기가 폭풍우가 되어 온 세상을 헤집고 지나고 서야 멈추는 것임을. 다 지나가지만 그 순간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지나간다. 모두 다. 떠나는 계절, 저무는 노을, 힘겨운 삶마저도, 저 강물도, 저 바람도, 저 구름도, 저 노을도, 당신도 나도 기다림의 때가 되면 이 또한 지나 가기에.

        -옴긴글-

 
 

Music : 여자의 꿈 - 경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