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돌아야 돈이다.】청록골은 스물한 집이 사는 조그만 산촌마을이다. 첩첩산중에 파묻혀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아주 외딴곳은 아니다.청록골은 유람마을이다. 금강산, 설악산만큼은 아니지만 수직으로 솟아오른 화강암 바위가 하늘을 찌르고 절벽 사이사이 갈라진 틈으로 소나무가 뿌리를 박아 분재처럼 매달렸다. 이 계곡 저 계곡에서 모인 물은 제법 큰물을 이뤄 돌고 돌아내리다가 폭포가 되어 절벽 앞에 떨어지니 커다란 소(沼)가 생겼다. 절벽 반대편에는 백사장이 제법 참하게 펼쳐져 여름이면 차양을 치고 물놀이며 뱃놀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그뿐이 아니다. 봄엔 진달래, 철쭉이 온 마을을 꽃동산으로 만들었다. 땅을 뚫고 새싹이 솟아오르면 겨우내 방에 처박혀 글을 읽던 선비들은 답청(踏靑·봄에 파랗게 난 풀을 밟으며 ..